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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캐릭터 분석 (엘파바의 성격, 글린다의 외면과 내면, 상징성과 서사)

by DAIT 2025. 7. 23.


뮤지컬 <위키드>는 단순한 판타지 이상의 깊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중심인물인 엘파바와 글린다는 선과 악의 대립을 넘어서 각자의 서사와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위키드>의 엘파바와 글린다의 성격을 알아보고, 각각 어떤 상징을 내포하고 있으며, 전체 서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뮤지컬 위키드 캐릭터 분석



 

1. 엘파바의 성격과 성장

<위키드>의 주인공인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가진 마녀로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차별과 편견 속에서 자라난 엘파바는 처음에는 매우 방어적이고 예민하지만, 타인에 대한 깊은 공감 능력과 정의감으로 인해 점차 강인한 인물로 성장하게 됩니다. 엘파바는 정해진 틀에 순응하기보다는 스스로 옳다고 믿는 길을 선택하는 캐릭터입니다. 이런 모습은 그녀가 넘버 "Defying Gravity"에서 폭발적으로 드러납니다.

엘파바의 초기 성격을 살펴보면, 극도로 경계심이 강하고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평생에 걸친 차별로 인한 자연스러운 방어기제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과 강한 도덕적 신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들이 탄압받는 상황을 목격했을 때 보여주는 분노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불의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에서 비롯됩니다.

엘파바의 성격을 관통하는 핵심은 ‘진정성’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자신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태도는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엘파바는 마법사를 만나 자신의 꿈을 이루려 했지만, 그가 진정한 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자 망설임 없이 등을 돌립니다. 이러한 선택은 개인적인 이익보다 도덕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그녀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한 엘파바의 내면에는 자신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희망과 갈망이 공존하며, 이는 뮤지컬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보여줍니다. 피에로와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순수한 사랑, 글린다와의 우정에서 드러나는 순진함은 차가운 외면 뒤에 숨겨진 따뜻한 인간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악한 마녀'가 아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으로 그려지는 엘파바는 정의로운 이상주의자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글린다의 외면과 내면

극 초반의 글린다는 엘파바와는 대조적으로 예쁜 외모로 인기와 사랑받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처음에는 다소 자기중심적이고 철없는 모습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영향력과 선택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면서 점차 성장해나갑니다. 글린다의 캐릭터는 '겉과 속의 차이'라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글린다의 처음 모습은 전형적인 특권층 학생으로, 아름다운 외모와 완벽한 가정환경, 뛰어난 사교성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완벽함 뒤에는 깊은 내적 공허감과 진정한 자아에 대한 갈망이 숨어있습니다. 처음 엘파바를 대하는 태도에서 보이는 무신경함과 차별적 태도는 단순한 악의보다는, 다른 세계에 대한 무지와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엘파바와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글린다는 점차 자신의 한계를 알아가게 됩니다. 넘버 "Popular"에서 보여주는 글린다의 모습은 표면적으로는 우월감의 표현 같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가진 유일한 가치가 외적인 것들뿐이라는 내적 불안감이 드러납니다. 엘파바의 진정성 앞에서 글린다는 자신의 얕음을 깨달음과 동시에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됩니다. 겉보기에만 밝고 완벽해 보이는 글린다는, 실제로는 사회적 책임과 도덕적 갈등 속에서 진지한 고민을 이어가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엘파바와의 우정을 통해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되고, 결국에는 권력보다는 신념을 선택하게 됩니다. 마법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체제 내에서 살아가기로 한 선택은 비겁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글린다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전략적 선택이기도 합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글린다의 복잡한 감정은, 단순히 '착한 마녀'라는 이미지 이상으로 깊이 있는 인물로 완성해 주며 ‘성장하는 인간'의 상징이 됩니다. 타인의 시선을 중시하던 사람이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성숙해지는 글린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울림을 줍니다.

 

3. 뮤지컬 <위키드>의 캐릭터들이 지닌 상징성과 서사 구조

뮤지컬 <위키드>에서 엘파바와 글린다는 각각 '정의와 저항', '권력과 책임'이라는 상징을 내포하며, 이들의 대비를 통해 작품은 깊이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엘파바의 상징성은 다층적입니다. 그녀의 초록색 피부는 단순한 외형적 특징을 넘어 현실에서 인종, 성별, 계층 등으로 차별받는 모든 소수자들의 은유적 표현입니다. 동시에 그녀는 '진실을 말하는 자'의 상징으로, 마법사의 정체를 폭로하고 동물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행동을 통해 권력에 맞서는 도덕적 용기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특히 "Defying Gravity"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은 단순한 마법이 아닌, 사회적 관습과 압력을 거스르는 개인 의지의 강력한 시각적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압력과 개인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지키는 그녀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희소해지는 원칙적 삶의 가치를 상징합니다.

반면 글린다는 '타협과 현실주의'를 상징합니다. 극 초기에는 권력의 수혜자였던 그녀가 점차 그 체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내적 갈등을 겪는 과정은 '변화하는 특권층'을 대표합니다. 글린다는 혁명가는 아니지만 체제 내에서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개혁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현대인들의 딜레마를 반영합니다. 글린다의 선택은 때로 비겁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전략적 접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엘파바와 글린다의 대조적 구조를 통해 <위키드>는 선악 이분법을 넘어서 '다름'에 대한 인정과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인간의 복잡성을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두 인물은 서로를 통해 성장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옳은 선택을 하며 극을 이끌어갑니다. 관객은 이들의 복잡한 감정선과 변화 과정을 따라가며 환상적인 무대 너머의 깊은 철학적 메시지와 감동을 경험하게 됩니다.